김규철 김규철

서원대학교 교수

심사총평 코로나19로 세상이 우울하다. 기업도 우울하고 소비자도 우울하다. 서로가 서로를 북돋워주어야 할 때다. 지금이야말로 기업과 소비자의 연대가 필요한 때이다. 그 연대는 다름 아닌 서로 믿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믿음의 환경조성은 말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행동으로 이루어진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매년 서울영상광고제를 통해 한해를 둘러본다. 참 좋은 시간이다. 이 시간을 통해 광고의 트랜드,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흐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의 광고들은 크리에이티브의 퀄리티 면에서 전반적으로 깔끔한 수준이었다. 좋게 말하면 상향평준화되었고 나쁘게 말하면 눈에 번쩍 띄는 특별한 아이디어가 잘 보이지 않았다. 또한 디지털 광고가 주류가 되면서 스토리텔링을 이용한 2~3분짜리 광고들도 유형화 되듯 많이 나타났지만, 아이디어의 완성도 면에서 아쉬웠다. 그리고 코로나19와 연관된 아이디어, 즉 위로하고, 고마워하는 연대하는 우리 삶의 모습을 담담하게 광고 아이디어로 채용한 기업도 많았다. 여기에 더해 레트로 형식의 패러디 광고도 주를 이루었다. 레트로와 트롯은 2020년 광고에서 우울한 대한민국을 즐겁게 하고 희망의 자양분 역할을 충실히 하였다. 나는 이번 심사에서 다음 4가지 기준으로 심사했다. ① 믿음 ② 좋은·나쁜 광고 ③ 옳은·옳지 않은 광고 ④ 재미있는 광고가 그것이다. 1) 나는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믿음)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광고에는 실제보다 과장(뻥튀기)하거나 미화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있는 사실을 토대로 적절하게 미화하는 것은 새로운 가치의 발견이 되겠지만,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미화하는 것은 거짓이다. 거짓을 말하면서 믿어달라고 하는 광고들이 아주 많다. 나는 심사하면서 이점을 첫째로 보았다. 왜냐하면 거짓으로 말하는 신뢰는 광고가 세상의 동네북으로 취급받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2) 나는 좋은 광고와 나쁜 광고가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광고는 광고의 목적을 달성하는 광고다. 메시지가 분명하다. 판매를 이루어낸다. 좋은 광고는 재미있고, 놀랍고, 믿을 수 있는 광고이다. 나쁜 광고는 소비자의 욕망을 후벼 판다. 그 과정에서 슬쩍 거짓도 섞고, 뻥튀기도 하고, 속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시치미를 뚝 뗀다. 대부분의 광고가 이에 속한다. 의외로 많다. 수년전의 두산의 ‘사람이 미래다’라는 광고가 나쁜 광고의 좋은 예다. 이처럼 표리부동한 메시지의 광고가 나쁜 광고다. 심사를 하면서 좋은 광고와 나쁜 광고를 구분하려고 노력했다. 대부분은 좋은 광고라고 할 만 했다. 특히 배민B마트, 정관장 면역력, 유플러스 멸종동물원, 박카스 학과피로, 진로, 빙그레, 페티켓, 네이버에서 인생작을 만나다 등이었다. 3) 좋은 광고에도 옳은 광고와 옳지 않은 광고가 있다. 둘 다 기업의 판매목적 즉 광고목적을 잘 달성한 광고다. 옳은 광고는 사실에 기반 하여 소비자의 욕망을 건드려 공감을 얻고, 설득하여 결국 소비자를 이롭게 한다. 세상에 선한 영향을 주는 광고가 옳은 광고다. 정관장, SK텔레콤, 유플러스, 박카스, 페티켓, 헌혈, 빙그레, 유한킴벌리, 신한금융의 기발한 광고 등이었다. 옳지 않은 광고는 사실을 왜곡하고 조작하고 비튼다. 심지어는 광고아이디어는 소비자의 욕망을 후벼 파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런 아이디어를 찾으면 ‘유레카’를 외치기까지 한다. 옳지 않은 광고는 단기적 성공은 가져오지만 장기적인 신뢰는 쌓을 수 없다. 옳지 않은 광고는 기업도, 소비자도 광고인에게도 모두 손해다. 광고와 광고인을 세상의 동네북으로 만드는 이유가 된다. 어쨌든 광고에서 거짓과 왜곡은 계륵과 같다. 조금만 타협하면 그럴싸한 아이디어가 쉽게 만들어진다. 실제로 광고가 ‘뻥튀기’라고 알고 있는 광고인도 꽤 많다. 세상 사람들이 광고를 의심 없이 ‘뻥튀기’라고 알고 있는 이유다. 이런 이유로 광고는 동네북이 되고, 홀대받는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는 재미있어야 한다. 설득의 시대가 지나고 공감의 시대가 온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공감을 위해 광고의 재미를 포기할 순 없다. 광고가 재미를 포기하게 되면 그 때부터 광고는 노이즈가 되어 잽핑(zapping) 된다. 그러니 재미는 포기할 수 없다. 광고주를 위해, 소비자를 위해 광고는 재미있어야 한다. 그것도 제품이 주인공이 되어서 재미있어야 한다. 어떠한 형태, 어떠한 형식으로든 재미있어야 한다. 배민B마트시리즈, 박카스 학과피로, 빙그레 웃음을 만드는, 진로, 페티켓, 엘지 유플러스 멸종동물, 마켓컬리, 핫쵸코 미테, 맥도날드 드라이버스루, 이마트 압도적 쓱케일, 알바천국 등 일일이 다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많다. 마무리 위의 4가지 기준으로 나름의 심사를 했다. 어쨌든 광고에서 재미가 빠지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다. 정보가 흘러넘치는 요즘엔 더욱 그렇다. 태생부터 불리한 광고가 재미를 포기한다면 광고의 존재이유는 없어진다. 광고는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는 브랜드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광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좋은 광고가 될 수 있다. 좋은 광고는 옳은 광고여야 한다. 옳은 광고는 있는 사실을 이용하여 소비자의 혜택으로 바꿔주는 광고이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옳은 광고는 믿을 수 있는 광고, 믿는 광고, 믿게 되는 광고가 된다. 곧 믿을 수 있는 브랜드, 믿는 브랜드, 믿게 되는 브랜드를 키울 수 있는 도구로서 광고의 존재이유가 만들어지게 된다.

  • 1982.12 ~ 1998.02 제일기획 근무 (GD-AD-CD)
    1998.03 ~ 현재.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