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목적은 없어요, 그냥 ‘아임닭’ 이 세 글자만 기억에 제대로 남게 해주세요”라는 광고주의 요 청에 ‘그래, 이슈 한 번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장기간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눈을 의심하게 할 만큼 놀랍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수없이 쏟 아졌지만, 저희는 더 특별하고 확실한 이슈가 필요했죠. 그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ChatGPT! 이미 해외에서는 ChatGPT를 활용한 광고 사례가 조금 있었지만, 국내에선 아직 제대로 집행되 지 않았다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국내 최초’ 이 워딩만으로도 엄청난 시너지가 일어날 거라고 확신했거든요.

현재까지, ChatGPT를 포함한 여러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광고들은 대부분 비슷한 맥락입니다. 생성형AI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초점을 둔 크리에이티브가 대다수이죠. 저희는 여기서 몇 가지 의문점을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과연, 인공지능에게 질문을 하고 얻은 결과물, 즉 창작물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기술과 가능성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일까..? 글쎄요... 크리에이터에게 생성형AI란,.. 툴의 확장,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결과물’ 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두었고, ‘ChatGPT에게 광고 내용을 묻는 행위’ 그 자체를 유머스럽고 풍자적으로 표현해보는 것이 이 광고의 의미이자 웃음포인트라고 결론짓게 되었습니다.

ChatGPT로 부터 좋은 콘티를 받는 것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현재 집행되고있는 광고보다 훨씬 더 엉뚱하고 맥락이 없는 원문들을 많이 받아봤는데요, 인공지능의 한계를 명확하게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촬영이 끝나고 편집을 진행하다보니... ChatGPT의 원문대로 촬영이 생중계로 진행된다는 포인트를 살리는 과정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광고를 처음보는 사람도 느낄 수 있도록, 이해가 가도록.. 짧은 초 수 안에 의도를 쉽고 확실하게 담아내야했습니다. 자막의 위치부터 컬러, 그리고 타이핑이 딜레이되는 시간과 작성되는 속도까지... 단 0.1초의 차이로 이 광고의 의도가 전달이 안될 수 있었기에, 더 섬세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마무리 작업까지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심혈을 기울인만큼 저희의 의도가 잘 전달되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ㅎㅎ 대한민국을 비롯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있는 생성형 AI. 앞으로도 이런 형태의 광고를 비롯한 다양한 컨텐츠들이 더 많이 생산될텐데, 인공지능의 역할을 명확하게 조절해주는것이 앞으로 크리에이터들에게 있어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요?